스파이더맨 홈커밍 보고 왔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들

1. 피터는 역시 불행해야 됩니다. 그래야 스파이더맨이 삽니다.
1. 피해를 조절하랬더니 불씨를 키우는 대미지 컨트롤. 일 존나 잘한다.
1. 그래. 학교다니면 꼭 저런 애들이 있지요.
1. 캡틴 지못미. 이미지가 자꾸 깎여가는구나.
1. 반가워요 페퍼. 오랜만이네요.
1. 주인공인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더 돋보이는 영화.
1. 잠시 휴대폰을 꺼놓으셔도 좋습니다.
1. 그래요. 이래야 스파이더맨이죠. 암.


'평범한 아이에서 영웅이 된' 피터와 '평범한 아저씨에서 악당이 된' 툼스는 매우 절묘한 대조를 보입니다. 툼스는 '벌처'라는 캐릭터에 걸맞게 윙 슈트를 입고 피터를 진짜 맹금류가 사냥감 다루듯이 공격해서 거의 죽여놓지요. 그러다가 한탕할 기회를 포기하지 않고 무리하게 가져가려다가 결국 잡히고 맙니다. 대머리수리는 시체를 주워먹는 습성 때문에 탐욕의 상징으로 낙인찍힌 새인데 그 때문에 머리가 다 벗겨졌지요. 툼스도 8년전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벌처'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모습이 됐습니다.

툼스의 항변 역시 현실에서 범죄자들이 흔히 써먹는 단골대사고요. 분명히 대미지 컨트롤의 개판이 툼스를 나락으로 떨어트렸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자기 가족한테는 둘도 없는 모범적인 가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살벌한 장사를 하는 범죄자라는 점도 툼스의 매력이지요. 누군가는 툼스가 피터를 감싸줬다고 하는데, 글쎄...인생을 망친 대미지 컨트롤에 대한 분노로 밀매업자가 된 툼스가, 자기 가정을 박살낸 피터를 용서할까요? 그러기에는 마지막에 지은 미소가 너무 섬뜩합니다.

MCU의 악당들보다 인간적이라고도 하는데...

오베다이아 스탠 : 친구 아들놈 뒤치닥거리에 질려버려서 테러조직에 팔고 회사를 가로채려다가 실패하자 아예 죽이려고 들었죠. 자기를 구하려는 토니를 길동무로 삼으려다가 죽어버렸습니다.

이반 반코 : 아버지 안톤의 쓸쓸한 죽음으로 복수심에 타올랐는데, 안톤이 한 일은 사실상 파트너인 하워드에 대한 배신이었죠. 안톤은 혼자서 돈을 벌겠다고 하워드를 떠났고, 결국 안톤의 몰락은 그가 자초한 일입니다. 하워드와 함께 있었으면 스탠의 자리에는 안톤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이반의 행동 역시 자기 복수를 위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죽던말던 신경도 안썼습니다. 그리고 그 행위를 '우리 집안의 복수'라고 정당화했죠. 전형적인 흉악범의 합리화입니다.

저스틴 해머 : 친한 정치인 등에 업고 설치는 기업가. 남의 성과를 베끼거나 슬쩍해오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올드리치 킬리언 : 토니가 한창 망나니짓을 할 때 무시당한 분노로 온세상을 뒤흔들 악당이 되었습니다. 토니가 악당을 만든 건 맞지만 킬리언의 행동은 악당임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토니에 대한 분노를 애먼 사람들에게 폭발시켰으니까요.

로키 : 출생에 대한 콤플렉스로 대형사고를 치고 의절당한 뒤로 180도 삐딱해져서 막나가기 시작합니다.

제모 : "복수심이 당신을 집어삼켰군. 그리고 저들도 삼키고 있어. 난 그렇게 되지 않겠다."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고, 저쪽이 악당처럼 보입니다...만,

캡틴은 처음부터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두고볼 수 없어서 실험실 도마뱀이 되면서까지 입대했고, 인생이 끝장나버렸으며, 조국에게 전범취급을 받고, 애들한테는 꼰대 취급까지 받게됩니다. 퍼스트 어벤저에서 연예병사로 전락하여 사방에서 야유듣던 바로 그 시절처럼.

토니는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습니다. 홈커밍에서 "내가 한 짓은 하지마. 내가 안할 짓은 더 하지마." / "나보다는 나았으면 했다. 수트 돌려줘야겠어. (이게 없으면 전 아무 것도 못해요!) 그 수트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면, 네가 그걸 가질 자격은 더 없어! 이런, 내 아버지같은 말을 하고 있잖아."라는 말을 들어보면 진짜 실망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쓰레기통에서 꺼낸 옷을 집어던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특히 자기 부모님이 친구한테 살해당한 걸 또 다른 아버지 친구가 알고 있었으면서도 모른 척 했다는 걸 알면 누구라도 빡칠겁니다. 그래도 새 방패를 만든 건..

배너는 아예 은둔하고 있는데, 3시간이라는 토니의 인생극장을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한다는 말 듣고 꼭지 안 돈게 용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로스 영감탱이가 괜히 건드렸기 때문이죠.

스콧은 딸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트찰라는 복수심을 극복하는데 성공했으며, 버튼과 나타샤도 누명쓰고 도망가는 처지가 되면서도 삐딱해지지는 않았습니다. 팔콘도 마찬가지고요. 완다와 비전도 마찬가지.
 
자기의 기구한 사연을 핑계삼아서 다른 사람한테 해를 끼치는 걸 정당하다고 우긴 자들은 없습니다.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뿐. 툼스는 훌륭한 악당입니다. 아마 다시 나올지도 몰라요.

썬더볼트 로스 : 진정한 빌런.



덧글

  • 자유로운 2017/07/13 22:58 #

    사실 제일 중요한 캐릭터는 메이 숙모님이시라고(먼산)
  • 무명병사 2017/07/17 21:38 #

    숨어있는 신스틸러... 라브합니다.
  • 시로 2017/07/13 23:45 #

    어라라 오베디아의 최후부분은 저는 dvd의 보너스 영상으로만 본 내용인데(토니가 구하려는걸 같이죽자고 붙잡다 뒈짓하는 장면) 감독판이 나왔나요? 영화 본편엔 토니가 유인한 폭주 융합로에 그냥 휘말려 죽은걸로 아는데;;
  • 무명병사 2017/07/17 21:39 #

    네타당한 겁니다. 잠깐, OCN에서 감독판을 틀어줬던가...?
  • 제6천마왕 2017/07/15 00:21 #

    다른 걸 떠나서 제모는 MCU 최고의 빌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능력없는 평범한 인간이 오직 끈기와 인내심만으로 그런 성과를 냈다는 건 울트론이나 로키는 제모한테 명함도 못 내밀거 같애요.

    시빌워 마지막에서 "실패했다고?"묻는 모습은 소름이 돋더라고요. 어쨌든 제국은 무너졌으니.......
  • 무명병사 2017/07/17 21:39 #

    하지만 다시 뭉치겠죠.
  • 나인볼 2017/07/17 22:35 #

    제모를 보고 '어? MCU가 정신을 좀 차렸나? 빌런이 괜찮아졌네? ㅇㅅㅇ'란 생각을 했다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케실리우스를 보고 '이만한 배우를 가져다 또 고작 이거야...' 싶어서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했다가, 이번의 벌처를 보고 그래도 속는 샘 치고 한 번 더 믿어볼까(...)라고 생각했다죠. ㄱ- 빌런의 퀄리티 유지에 신경을 좀 써라! MCU!
  • 무명병사 2017/07/19 01:08 #

    이제 타노스느님이 납실 차례인데 이거 잘못했다간 MCU가 끝장날지도 모릅니다. (...)
    + 차라리 어벤저스IW 미루고 MCU데드풀이나 하나 만드는 편이... 스파이더맨도 나왔는데 데드풀도 문제없지 않나요.

    ...아. 그러면 배너 박사하고 완다 양이 빡쳐서 다 날려버릴테니까 그건 무리인가. 로키는 뒷목잡고 쓰러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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